서이초 사건 이후 많은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접했고, 다양한 사건의 귀추를 주시하고 있다. 여러 사건 중에서도 조금 더 마음이 가고, 응원하고 있는 사건이 가넷 선생님의 '세종시 교원평가 성희롱 사건'이다.

누가 뭐라해도 현직에 남은 교사들은 가넷 선생님께 빚을 졌다. 선생님이 공론화해주신 덕에 교사에 대한 성희롱에 대한 경각심이 퍼졌고, 교육청과 상급기관의 행태에 대해 분노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교원평가에서 서술항 문항 폐지를 권고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왔다.
선생님 본인은 교직을 떠나셨지만, 선생님의 발자취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선생님에 연대하는 마음으로, 또 선생님의 생각이 궁금해서, 가넷 선생님의 <한국에서 교사로 산다는 것>을 읽었다.

책 자체는 그리 두껍지 않다. 207쪽까지 있는 작은 책이다. 에코백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다.
이 작고 얇은 책에 서이초 이후 1년 가까이, 거리에 나섰던 교사들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1부는 선생님 자신의 이야기, 세종 교원평가 성희롱 사건의 타임라인과 그 과정에서 피해자 선생님들이 느낀 점이 실려 있다. 2부는 교사라는 직업이 이렇게 된 이유, 학생인권조례와 교권의 상관관계 등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과 주변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3부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겪은 선생님들의 목소리, 그리고 선생님이 교사 집회에 나서서 한 발언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가넷 선생님의 저서이면서, 동시에 나의 생각이고, 내 동료의 목소리이다.
교사는 학생에게 모욕을 당해도 학생이니까 삼켜야 한다는 시선, 공식적인 절차를 밟자고 할 뿐인데 민폐 동료가 되는 분위기, 비공식적인 감사를 실시하여 선생님의 마지막 희망까지 꺾었던 교육청, 우리의 사용인이면서도 어떤 움직임도 없었던 상급기관 교육부.
보호나 구제, 도움, 연대보다는 비난과 멸시, 압박이 익숙한 교직사회의 비정상적인 구조가 문자로 적혀 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나의 생각이 구체화되는 느낌이었다. 막연히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나도 이렇게 생각해. 나도 이 점이 너무 어려워. 이건 정말 문제야. 수치화된 통계로 보면 더 심각했구나.'하면서 머릿속에 정리되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다시 한 번 가넷 선생님께 감사했다.
지금까지의 과정만으로도 감사했지만, 이 모든 것을 책에 고스란히 담아주셨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했다.
교직의 어려움을 담은 텍스트들은 어디엔가 있다. 하지만 그 책들이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딱히 아니었다. 교사 개인의 역량이나 인성을 강조하거나 아니면 바뀐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런 점에서 이책은 첫 시도에 가까우면서도 하나의 완성된 형태라는 점에서, 교육사가 아닌 한국 교직의 역사를 다룰 때 중요한 사료로 남을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선생님들에게 거대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다. 나처럼 운이 좋아 살아남은 교사에게 위로가 되고, 일어설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한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이르렀을 때, 뭉클함과 함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꼭 곁에 있는 것이 아니더라도 우린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대의 힘은 당신을 짓누르는 힘보다 강합니다.

도움을 청하려 손을 내밀면 손을 뻗어 함께할 이들이 인간의 존엄을 쉽게 말살하는 이들보다 많습니다. 제가 살아있기에,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일시: 2024.5.8.

 

* 나의 오월일기

5.18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직업과 타임라인을 선택해서 일기를 써내는 수업

참고자료:  https://edu.518.org/sub.php?PID=0203&page=&category=&searchText=&searchType=&leftmenu=&action=Read&idx=170

* 얼굴보고 말해요

영정 사진, 당시 찍힌 여러 가지 사진을 보고 발견해내는 수업.

 

소감: 광주의 중등 역사 교사 선생님들이 어떤 수업을 하시는지, 어떤 고민을 안고 계시는지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확실히 많은 양의 텍스트를 읽고 쓸 수 있어야 가능한 수업들이라서 당장 우리반에 가져오기는 힘들다. 하지만 5.18을 수업만 한다고 의미 있는 수업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나 자신이 5.18 계기교육에서 어떤 점을 망설이고 어떤 점을 어려워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다.

 

"시대의 변화를 알지 못하고, 당시의 일을 새롭게 질문할 수 없다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무척 인상깊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분 중에는 어릴 때 지하철 역사 등에서 5.18에 대해 잔인한 사진들을 매번 보면서 5.18이 트라우마처럼 작용한 경우도 있다. 꼬마 상주 사진으로 유명한 조천호 씨는 어릴 때부터 계속해서 인터뷰 요구 받으면서 실제로는 생활고를 겪었지만 5.18의 수혜자인 것처럼 보는 시선으로 대인기피증,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는 인터뷰도 있었다.

'비극'이라는 점에 초점을 놓는 수업은 정말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막연히 5.18을 수업한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렇게 해서는 의미 있는 수업이 되기는 커녕 좋지 않은 효과만 생길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든다.

 

희생자, 시민군 역할 외에 화두로 작용할만한 것들이 많았다.

 

이응노 <군상>과 5.18 사진 사이에는 유사함이 느껴진다. 실제로 이응노 외 3인 대담집인 <이응노-서울, 파리, 도쿄>에 보면 당시 일어났던 시위의 영향을 받았다는 걸 알 수 있다.

화가 도미야마 다에코는 광주에 대한 그림을 그렸고, 이 그림은 태국의 민주화 운동에서 티셔츠가 되기도 했다.

역사적 사건은 하나의 사건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평화와 자주의 가치를 지켜온 역사라는 점, 국가폭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지켜왔고 드러낸 역사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여기서 더 나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역사라는 것을 시사해도 좋겠다.

 

나중에 6학년을 한다면 사진을 확대해서 깨알같이 읽어내는 수업을 해봐야겠다. 

5.18에서 흔히 생각하는 구호는 계엄 철폐나 시민의 권리이지만 그 사이에 등장하는 '노동3권 보장' 피켓, '우리는 살아야 한다'라는 피켓, 버스에 깨알같은 글씨로 '죽은 사람 살려내라'라는 글씨들로 수업을 하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시간 남짓 5.18 수업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스로 이 수업을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도 깨달았다.

첫 번째로는 대부분의 수업 자료가 '타임라인'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게 아직 고금 의식도 발달하지 못한 저학년에게는 크게 의미가 없어서 나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

두 번째로는 저학년을 위한 자료가 거의 없다. 광주 교육청과 재단에서 만든 자료들도 보통 3학년부터 시작하고, 광주 참실에 있는 자료는 나랑 안 맞다. 그 핵심에는 '단어 설명 없이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의 부재'가 있다. 4.3은 그림으로 설명하는 그림책도 있고, 글로 설명하는 그림책도 있는 반면 5.18 그림책들은 다들 단어의 수준이 높다. 그나마 쉬운 책은 <그 오월의 딸기>, <봄꿈> 정도다. 그런데 이 책들은 비극, 슬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게 나랑 안 맞아. 그나마 <그 오월의 딸기>는 일상이 깨어진 느낌이 있어서 이상함을 느끼게 할 수 있을 것 같긴한데, 이걸 내가 활동을 구성하려니 쉽지 않다.

 

연수를 듣고 나니 컨텐츠보다도 '폭력성의 배제' 때문에 고심하게 된다. 올해 5.18 계기교육을 할지는 좀 더 생각해보아야겠다.

아이들 간의 문제가 시작되는 대표적인 말이 '근데 그 얘기 들었어?'다.

친구의 말을 전달하면서 와전되어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선생님의 의도가 가정에 잘못 전달되어 보호자와의 관계가 악화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이 싸웠다고 전할 때 자세하게 본인이 본 것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러니까 철수랑 영희가 싸웠다는거죠? 해결할 수 없어서 선생님에게 왔어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이 일은 철수와 영희의 일이니까 두 사람의 말을 먼저 들어볼게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당사자의 말을 먼저 들어본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준비한 수업이 <근데 그 얘기 들었어?>.

 

마을에 누군가 이사를 온다. 시력 나쁜 두더지가 새 이웃을 만나고 나서 다른 동물들에게 말을 전한다. 소문은 조금씩, 미묘하게 변해서 '괴물이 이사왔다.'로 변하고 만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괴물의 정체는 개미였다.

그림책을 함께 읽으면서 아이들이 직접 새 이웃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고 나서 모두가 괴물의 모습을 그렸을 때 새 이웃의 정체를 공개했다. 모두가 황당해하는 표정을 지었다면 나의 의도는 대성공이다.

평소에는 그림을 읽으면서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이책을 할 때는 책을 다 읽고 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에 공을 들였다.

"그 말을 들은 개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그런데 

"말을 전달하는 동물들은 본인이 잘못 전달했다고 생각했을까요?"

"그림을 다시 볼까요? 두더지는 새 이웃의 정체가 개미라는 것을 몰랐을까요?"

"몸통은 네모나고 다리는 두 개라는 두더지의 말이 거짓말이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사실대로 말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이 수업의 본 목적이었던 말을 꺼냈다.

"선생님에게 이런 말 들은 적 있을 거에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자세한 이야기는 본인에게 먼저 듣고 싶어요.' 선생님은 왜 그렇게 얘기할까요?"

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어린이들이 깨달음을 얻은 표정으로 바뀐다.

-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요. 말이 바뀔 수 있으니까요. 사실대로 말했지만 오해할 수도 있어서요.

 

조금만 구연하듯이 읽어도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좋은 동화책이라고 생각한다.

1학년 수업에서도 즐겁게 읽었던 책이다. <진정한 일곱 살>

올해 아이들도 말했다. '선생님, 저는 아홉 살인데요?'

 

"자, 여러분, 만 나이 알아요?"

"네!"

"여러분은 올해 생일이 지나면 만으로 몇 살이 될까요?"

"여덟 살이요!"

"맞아요. 그래서 우리가 오늘은 <진정한 여덟 살>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건데요. 그 전에, <진정한 일곱 살>에 대해서 읽어볼거에요."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인천의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학생들이 썼다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보여주면서 우리도 한 번 해보자고 하면 동기유발 완료.

 

책을 읽고 나서 학급회의 하듯이 '진정한 여덟 살'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그 중에 내가 꼭 지킬 것을 하나씩 골랐다. 그리고 활동지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활동지에는 이 책의 문구도 옮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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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도, 그림책 <근데 그 얘기 들었어?>  (0) 2024.04.06

배움의공동체에서 하는 저경력 교사 연수에 다녀왔다.

손우정 교수님의 기조 강연과 저경력 선생님들의 경험 나눔은 지난 12월 경남 초등 세미나 때 들었던 내용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다.

'협동적으로 배우는 관계만들기' 부분은 작년에도, 올해도 애를 먹고 있는 부분이라 사진으로 남겼다.

다음주에는 반 아이들과 함께 '아는 사람이 먼저 말하지 않기' '모르는 것은 친구에게 먼저 물어보기' '친구가 물어올 때 친절하게 도움주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오늘의 분과는 유치원/초등 1, 2학년 분과였다.

선생님의 배움의공동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교육과정을 보면서 수업 디자인을 해보기도 하고, 다른 선생님들과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실제 배움의공동체 수업처럼 선생님께서 각 모둠을 돌아다니며 서로의 경험을 연결시켜주시고, 진행해주셨다.

오늘 만난 수업은 1학년 수학 수업 '뺄셈을 해 볼까요'. 개정 이전의 수업이었지만 이 영역은 2015 개정과 2022 개정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실제 성취기준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함께 확인하기도 했다.

수업 디자인을 해보라고 하시는데 많이 어려웠다. 뭘 어떻게 손대야 할지 몰라서 어려웠다.

 

같은 모둠의 유치원 선생님께서 본인이 수세기 수업을 한다면, 두 팀으로 나누어 빅 블럭을 전달해서 쌓게 한 다음, 한 팀은 5개, 다른 팀은 7개를 쌓았을 때 '친구들이 속상하니까 서로 같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물어보는 수업을 할 것 같다고 하셨다. 협동의 경험, 직관적인 구체물, 연산까지 복합적으로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 외에도 다 같이 모은 사탕을 옆반에 빌려줬더니 몇 개가 되었을까 하는 활동도 있었다.

 

실제 수업을 보고 수업 나눔을 했다.

배움의공동체에서 보는 대표 수업들이 대체로 그렇긴 했지만, 아이들이 짝 활동을 굉장히 열심히 했다.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물어보고, 그러면서도 친구에게 알려줄 때는 답을 알려주지 않고 비계만 제공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체 발표에서도 선생님에게 발표하는 느낌보다 친구들에게 발표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발표를 "얘들아~"라고 시작해서 반말로 이야기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선생님께서도 아이들에게 절대 답을 알려주지 않으셨다. 문제를 읽는 것은 반드시 학생이 했다. 뺄셈을 그림으로 나타낼 때 왜 지우개로 지우지 않고 막대기로 지워야 하는지까지를 아이들이 짝과 이야기하도록 했다. 구체물에서 식으로 넘어갈 때는 발표를 한 후, "00이와 ㅁㅁ이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이렇게 써야 한대요."하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모은다는 인상을 주셨다.

이 반에는 딸기라는 가상의 캐릭터가 있어서 안 좋은 행동은 모두 딸기가 한다고 했다. 짝 활동 중에 모르는 학생이 있었다면 선생님이 전체 공유를 하면서 "딸기는 모르겠대. 딸기에게 대신 말해줄래?"라고 다른 아이들의 생각을 이끌어냈다. 지도서에 나오는 전형적인 오류를 검토할 때도 딸기가 '7-89=19'라고 풀었다며 아이들이 검토해보게 하셨다.

 

배움의공동체 세미나를 몇 번 가보았지만 오늘 가장 활발한 질문이 제시되었던 것 같다. 신규들의 눈에도 이만큼 들어오는 수업이면 정말 굉장한 수업인 것이다. 보통은 보이는게 없어서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협력하는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모두의 공통적인 의문이고 관심사였다. 우리 모두 실습은 만들어진 교실에서 했지만, 현장에 나와서는 교실을 만들어가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가벼운 주제(예: 자기 집에 있는 장난감 소개)부터 짝 대화를 하도록 하고, 잘 대화를 한 어린이가 앞으로 나와서 보여주도록 했다고 하셨다. 그러고 다시 대화하고, 또 대화를 잘 하게 된 아이들이 앞으로 나와서 이야기하도록 해보고. 그리고 촬영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촬영하고 함께 보고, 함께 반성하면서 아이들을 수업 친구 삼았다고 말씀하셨다. 사토 마나부 교수의 <교사의 도전> 책에 나오는 교사의 대사들을 그대로 수업에 적용해보셨다고도 했다.

 

오늘의 수업은 교과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수업이라는 점도 인상 깊었다. 올해는 사실상 수학의 재구성을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수업을 보니 조금만 더 신경쓰면 수업 구성 자체는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실을 어떻게 공동체로 만들 것인가하는 문제는 별개로 하고.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수업을 먼저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길어도 좋았겠다 싶었다. 처음 배움의공동체 수업을 봤을 때 충격적이었다. 주변 선생님들, 특히 유치원 선생님들을 보니 그때 나와 비슷한 충격을 겪고 계신 것 같았다. 수업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유치원 사례가 아니어서 아쉽다는 반응이었으나 실제 수업을 보고 나니 생각이 많이 바뀌신 듯했다.

 

+ 신규교사를 환영하기 위해 특별히 교장 선생님들께서 접수를 받았대서 엄청 웃었다. 저기 물을 나눠주고 에코백을 나눠주시는 분들이 교장 선생님이시라며. 이런 환대에 신규교사 하나 싶다.

 

 

생각나면, 발견하면 수정합니다.

 

<장애이해교육>

교대에서 개발한 초등 장애인식개선교육 A-dapt

 

초등 장애인식개선교육 A-dapt

초등 5·6학년군 - 5학년 사회 (1편), 도덕 (2편), 실과 (1편) - 6학년 국어 (3편), 실과 (1편) 총8편의 수업에 대한 지도안, PPT, 학습지를 담았습니다. 바로가기

inss.dothome.co.kr

 

<민주시민교육>

방정환 '어린 동무들께', '어른들께 드리는 글'

- 이건 5월 전에 작년 자료와 수업했던 자료 올리기

 

동백꽃이 툭(김미희 글/정인성, 전복주 그림/토끼섬)

제주 4.3사건 관련 그림책. 저학년이 보기는 조금 어려움.

 

 

동백꽃이 툭, - 예스24

꼭 기억해야 할 우리의 슬픈 역사, ‘제주4·3’ 그림책제주4·3 사건이 일어난 7년 7개월 동안 제주에서는 3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념이라는 말조차 모르는 갓난아이부터 일제강점기가

www.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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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배움 공책 #200120  (0) 2021.02.08

 

어린이들과 지내다보면 어린이들 스스로 이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은 알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갈등을 빚는 경우가 꽤 잦다. 1학년만 십수년을 맡으신, 지난해 나의 1학년 생활의 가이드라인이 되어주신 '초등샘z' 선생님께서 신작을 내셨다. 안 그래도 z선생님의 신작이라면 사려고 했는데, 출판서에서 서평단으로 선정해주셨다.
제목은 <다투지 않고 좋은 친구 만드는 다정한 대화법>. 부제는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한 초1 말하기 연습.
초1 말하기 연습이라고 써져 있지만 학년 상관 없이, 어린이뿐만 아니라 교사와 보호자도 읽기 좋은 책이다.

 

제목 그대로 친구들과 잘 지내는 방법이 적혀 있다. 상황별로 친구들과 잘 지내는 방법, 친구와 틀어지기 좋은 말들이 만화와 글로 나와 있다.

작년에 1학년 어린이들과 <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이라는 책을 함께 읽었다. 작년에 했던 그림책 수업 중에 가장 진지하고 밀도 높은 시간이었다. 다만 그 책에는 친구를 만드는 방법은 없어서 그 부분은 아이들과 만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친구를 만드는 방법을 다룬 책이 나왔다.

사실 어린이들도 친구를 잃어버리는 방법은 안다. 본능적으로 회피해서 그렇지. 다만 친구를 만드는 방법은 잘 모른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참 많다. 그런데 이렇게 친구를 만드는 방법이 나왔으니, 어린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 생겼다.

 

책은 그리 크지 않다. 판본 자체도 작은 편이고,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부담가지지 않게 두께도 얇다.

안에 내용도 꼭지별로 4페이지 정도로 짧다. 저학년 어린이들이 보기에 글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꼭지별로 양이 적어서 끊어 읽기 좋다.

각 꼭지별로 다정한 대화법이 소개되고, 이런 말을 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나오고, 어린이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 나온다.

그런데 그 상황과 질문들이 하나 같이 현실적이다.

 

'선생님께 도와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안 도와주셨어요. 속상해요.'

'근데 00이가 너보다 더 잘해.'

'이거 왜 해요?'

세상에 이렇게 익숙한 말들이! 교실에서 많이 들었던 말이 적혀 있었다. 우리반 어린이들과 함께 읽으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할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책 속 상황에서 내 경험도 떠올려 보고, 다른 친구들의 경험과 생각을 들어보기도 하고, 같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다른 다정한 말도 생각해보고. 

 

아침활동으로 독서활동을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선생님과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15분 남짓되는 짧은 시간에 이 책을 함께 읽으면 딱 좋겠다.

우리반 어린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그렇게 학기가 끝났을 때, 다시 한 번 후기를 남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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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한국에서 교사로 산다는 것>  (0) 2024.06.01

실천교육교사모임에서 하는 연수를 다녀왔다.

내가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다른 선생님들은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우리 지역 연수도 아니지만 일단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 고개를 들이 밀었다.

개학을 앞둔 이 바쁜 시기, 소중한 토요일에 연수를 들으러 오는 분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음악 교수님과 함께 여러 가지 활동을 했다. 연수였지만 거의 학생의 입장에서 직접 해보는 수업에 가까웠다. 덕분에 학생들이 어디서 집중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지, 어디서 어려움을 겪곤 하는지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어제 해본 활동은 크게 인사 노래, 노래하고 움직이는 활동, 생일 축하 노래, 붐웨커 합주 이렇게 있었다.

여기는 고학년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서 고학년 음악 수업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았다. 돌림 노래라든지, 붐웨커로 리듬을 합주하는 활동이 그랬다.

쉬는 시간에 옆에 앉은 선생님과 얘기를 하면서 2학년이라고 했더니, 그걸 들은 교수님이 2학년과 할 수 있을만한 활동도 보여주셨다.

 

오늘 연수에서 했던 것 중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살리보나니'와 '생일 축하 노래'.

아침에 수업 시작할 때 살리보나니를 부르면서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

생일을 맞이한 학생에게 축하 노래를 다같이 불러주는 것도 하고 싶은데, 이건 반의 상황을 조금 지켜보고 해보는 걸로.

 

굉장히 즐거운 연수였다. 역시 음악 수업은 가르치는 건 모르겠고, 나는 즐겁다.

음악을 좋아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모이셨다보니 노래를 할 때마다 귀가 무척 행복했다.

마지막에는 활동한 노래들을 녹음했다. 아이들과 첫주에 함께 노래해보려고 한다.

 

 

2024.02.24. 14:30~16:30 / 새학기를 맞이하는 따뜻한 교실음악수업 / 오프라인 - 실천교육교사모임

초등학교 음악수업에 최적화된 연수로 학생 발달 수준을 고려하여 아름다운 음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부산과 대전에에서 오랫동안 부산교실음악연구회를 지도해주신 강사를 초청하였으니

www.koreateachers.org

 

170여 일의 공백을 넘어 복직을 했다. 한동안은 복직일이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았고, 한동안은 눈을 뜨고 나면 내일이 복직일 것만 같았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렀다. 나는 새학교에서 복직을 했다.

업무 분장은 일찍 결과를 받았다. 올해는 학년을 나 혼자 책임지는 것도 아니고, 업무도 생활&안전을 나 혼자 다 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 복직하고 한 일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초시간표 짜고, 담당자 연수 다녀오고. 딱 그 정도만 했다. 교실이 공사중이어서 아직 이사는 시작도 안 했다.

 

그런데 몸은 꽤나 피곤하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내가 이제 일주일 7일을 움직여도 되는 체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믿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출근하지 않는 자의 오만이었던 것 같다.

 

서류상 경력은 12개월, 반년간의 병가로 사실상 7개월차인 내가 올해 바라는 것은,

1. 무사하고 건강하게 1년을 살아낸 교사되기

2. 학생들 무사히 다음 학년으로 올려보내기

이렇게 딱 두 가지.

 

학생들의 첫날을 생각만 해도 막막하고 걱정이 된다.

그래도 복직 한 번 가보자고.

임용 6개월만에 교권침해 피해교원으로 인정받았다.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공무상 요양도 받았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운이 좋아 주변에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었다.
내가 기록을 남겨두면 이 글을 보는 누군가가 힘든 일이 닥쳤을 때 헤쳐나갈 방법을 궁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록을 남긴다. 교권보호위원회와 관련하여 하나, 공무상 요양에 대해서 하나 두 편의 글을 쓸 예정이다.
참고로 내 사건의 경우, 보호자에 의한 것이어서 학생에 의한 경우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 사건 발생 / 사안 인지
필요한 것: 병가(사유: 보호자 상담 중 폭언 및 갑질), 즉각적인 병원 방문

사건이 발생했을 때 도무지 출근할 수가 없었다. 밤새 잠을 자지 못하다가 출근 시간에 교감 선생님께 연락해서 오늘은 출근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나의 경우 사건 발생 전 관리자에 상황 보고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 과정이 비교적 스무스하게 진행되었다.
학교에서 병가 대리신청을 했다. 사유는 '보호자 상담 중 폭언 및 갑질.' 나는 감사하게도 사유를 써서 대리신청을 해주셨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이다.
복무처리는 공무상 요양을 신청할 때 캡처해서 제출할 수 있기 때문에 사유에 써두는 편이 좋다.

이 과정에서 학교장에 따라 특별휴가를 내어주기도 한다. 나는 일반 병가로 들어갔다.
절대로 '이게 병원까지 갈 일인가?'라는 생각은 하지 마시고 바로 병원으로 가시길 추천드린다.

노조에 가입되어 있다면 바로 노조로 연락하시기 바란다. 나의 경우는 같이 근무중인 선생님께서 노조로 연락을 해주셨고, 노조 근무 중인 선생님이 바로 와서 병가에 필요한 것들, 앞으로 밟을 수 있는 절차 등에 대해 알려주셨다.


 
2. 교권보호위원회 신청 및 자료 제출
필요한 것: 시도 교육청의 교권보호 계획, 관리자(감)에 교권보호위원회 신청, 담당자 조사서, 피해자 진술서, 그간의 기록, 녹취록 등

병가를 내고 남과 동시에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교권보호위원회를 열면 어떻게 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조금 알아보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시도에 따라 교권보호 계획에 차이가 있다. 여기까지 왔다면 다소 힘든 상황이겠지만, 문서등록대장에서 교권보호계획을 찾아보시기를 추천드린다.
노조에 연락해서 설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히려 학교 담당자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려주실 수도 있다.

개최를 요청했다면 교권보호위원회 준비를 해야 한다.  피해자 진술서와 담당자 조사서가 필요하다. 양식은 교권보호 계획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담당자 조사서는 교권보호위원회 간사에 의해 작성된다. 침해사안 발생 일시, 침해 유형, 가해자에 요구사항 등에 대해 피해 교원이 진술한 내용이 담긴다. 따라서 이 단계에 가기 전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본인이 정리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피해자 진술서 내용과 양식은 비교적 자유롭다. 분량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이 진술서는 교보위 위원들에게 공개가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교보위 위원들은 아직까지는 교사 위원이 위원수의 과반을 넘을 수 없다. 교사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학부모 위원의 입장에서도 납득할 수 있는 진술이 필요하다.

별도로 자료를 첨부할 수도 있다. 녹음파일, 통화기록, 녹취록, 관찰기록 등이 여기에 들어간다.
나의 경우에는 개최 요청과 동시에 녹음 파일을 제출했다.
녹취록도 만들었다. 녹취록 만드는 것은 본인이 하기보다 클로바나 믿을 수 있는 지인들에게 부탁하기를 추천한다. 녹음 파일의 버튼을 누르는 일이 너무나 험난하고 숨이 차오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클로바 어플을 이용하여 녹취록을 형성하고, 나는 이 녹취록을 다듬고 정확하게 수정하는 일만 했다.


 
3. 화해 조정 또는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필요한 것: 단단한 마음, 굳건한 의지, 피해 교원 진술, (필요한 경우) 추가 자료, 질의응답을 버텨낼 용기, 긴장 놓지 않기

가해자와 피해자 둘 중 한 쪽에서 화해 조정을 요청하면 상대측에 연락이 간다. 화해에 응하겠냐고 말이다. 여기까지 오는 것만 해도 지난하고 체력적으로 힘이 부치는 일이기 때문에 여기서 끝낼까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제도상으로는 이 단계에서 끝낼 경우,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강제할 수 있는 수단도 없고 다시 위원회를 요청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피해 교원으로서 후속 조치도 받을 수 없다.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날짜가 정해지면 통보가 온다. 상대방은 참석할 수도 있고 서면 진술서 제출로 끝낼 수도 있다. 당일은 상대방과 동선을 피한다고 해도 마주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대기 시에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 편이 좋을 것이다.

교보위 위원들이 진술서와 자료를 검토하는 동안은 별도의 대기 장소에서 기다려야 한다. 질의응답과 피해자 진술을 위해 안내 받아서 회의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때 회의장으로 들어가면 마지막으로 추가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이 시간은 피해 사례를 말한다기보다 정리 발언을 하고 마지막으로 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시간에 가까웠다.
피해자 발언을 끝으로 퇴장하고 나면, 그 자리에 남은 위원들이 익명으로 표결을 한다.
지역마다 다를 수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사안발생으로부터 여기까지 3주 이내에 끝나야 한다.
 


4. 결과 통지
챙겨야할 것: 결과 통지서, 문서등록대장에 교육청 보고 문건 존재 여부

교보위 결과는 당일에는 바로 알기 어렵다. 담당 간사의 기안과 학교장의 결재가 있어야만 결과 통지를 받을 수 있다. 결과 통지는 우편 수령과 방문 수령 중에 선택했다.

교권침해 피해교원으로 인정받으셨다면,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을 놓으시면 안 됩니다.

교권침해를 인정받았다면 결과 통지서에 피해교원에 대한 조치가 적혀 있어야 한다. 학생에 의한 침해인 경우는 학생에 대한 조치도 적게 되지만, 현행법상 보호자에 대한 조치를 강제할 수 없어서 보호자에 대한 조치는 생략될 수도 있다고 한다. (내가 근무중인 학교에서는 생략했다.)

교권침해 사안은 교육청 의무 보고 사안이다. 그러니까 학교 측에서 공문으로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공문이 교육청으로 들어가야만 전보라든지, 심리 상담 지원이라든지 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문서등록대장에서 교보위 결과가 무사히 교육청까지 갔는지 꼭,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관리자가 교보위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6. 그 이후
지역마다 후속 조치가 다르다. 교권침해 피해교원으로 인정받은 경우, 5일간의 특별휴가는 공통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근무하는 지역의 경우, 교권침해 피해교원은 다음 전보 시기에 전보 요청을 할 수 있다.
공무상 요양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도 다루겠지만, 이미 신청했다 하더라도 아직 심사에 들어가지 않았면 인사혁신처 심사 전까지는 추가적으로 교보위 결과 서류 등을 제출할 수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연락해 교권보호위원회 결과를 제출하고 싶다고 하면 메일 주소를 알려준다. 이쪽으로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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