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여 일의 공백을 넘어 복직을 했다. 한동안은 복직일이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았고, 한동안은 눈을 뜨고 나면 내일이 복직일 것만 같았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렀다. 나는 새학교에서 복직을 했다.
업무 분장은 일찍 결과를 받았다. 올해는 학년을 나 혼자 책임지는 것도 아니고, 업무도 생활&안전을 나 혼자 다 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 복직하고 한 일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초시간표 짜고, 담당자 연수 다녀오고. 딱 그 정도만 했다. 교실이 공사중이어서 아직 이사는 시작도 안 했다.
그런데 몸은 꽤나 피곤하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내가 이제 일주일 7일을 움직여도 되는 체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믿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출근하지 않는 자의 오만이었던 것 같다.
서류상 경력은 12개월, 반년간의 병가로 사실상 7개월차인 내가 올해 바라는 것은,
1. 무사하고 건강하게 1년을 살아낸 교사되기
2. 학생들 무사히 다음 학년으로 올려보내기
이렇게 딱 두 가지.
학생들의 첫날을 생각만 해도 막막하고 걱정이 된다.
그래도 복직 한 번 가보자고.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본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2023, <괴물> (스포 포함) (1) | 2023.12.17 |
---|---|
#230910~230911 서류준비 (1) | 2023.09.12 |
#230909 사건 발발부터 오늘까지. (0) | 2023.09.09 |
기록 #230302 (3) | 2023.03.02 |
기록 #230225 카오스 같은 일주일 (1) | 2023.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