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공동체에서 하는 저경력 교사 연수에 다녀왔다.

손우정 교수님의 기조 강연과 저경력 선생님들의 경험 나눔은 지난 12월 경남 초등 세미나 때 들었던 내용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다.

'협동적으로 배우는 관계만들기' 부분은 작년에도, 올해도 애를 먹고 있는 부분이라 사진으로 남겼다.

다음주에는 반 아이들과 함께 '아는 사람이 먼저 말하지 않기' '모르는 것은 친구에게 먼저 물어보기' '친구가 물어올 때 친절하게 도움주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오늘의 분과는 유치원/초등 1, 2학년 분과였다.

선생님의 배움의공동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교육과정을 보면서 수업 디자인을 해보기도 하고, 다른 선생님들과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실제 배움의공동체 수업처럼 선생님께서 각 모둠을 돌아다니며 서로의 경험을 연결시켜주시고, 진행해주셨다.

오늘 만난 수업은 1학년 수학 수업 '뺄셈을 해 볼까요'. 개정 이전의 수업이었지만 이 영역은 2015 개정과 2022 개정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실제 성취기준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함께 확인하기도 했다.

수업 디자인을 해보라고 하시는데 많이 어려웠다. 뭘 어떻게 손대야 할지 몰라서 어려웠다.

 

같은 모둠의 유치원 선생님께서 본인이 수세기 수업을 한다면, 두 팀으로 나누어 빅 블럭을 전달해서 쌓게 한 다음, 한 팀은 5개, 다른 팀은 7개를 쌓았을 때 '친구들이 속상하니까 서로 같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물어보는 수업을 할 것 같다고 하셨다. 협동의 경험, 직관적인 구체물, 연산까지 복합적으로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 외에도 다 같이 모은 사탕을 옆반에 빌려줬더니 몇 개가 되었을까 하는 활동도 있었다.

 

실제 수업을 보고 수업 나눔을 했다.

배움의공동체에서 보는 대표 수업들이 대체로 그렇긴 했지만, 아이들이 짝 활동을 굉장히 열심히 했다.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물어보고, 그러면서도 친구에게 알려줄 때는 답을 알려주지 않고 비계만 제공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체 발표에서도 선생님에게 발표하는 느낌보다 친구들에게 발표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발표를 "얘들아~"라고 시작해서 반말로 이야기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선생님께서도 아이들에게 절대 답을 알려주지 않으셨다. 문제를 읽는 것은 반드시 학생이 했다. 뺄셈을 그림으로 나타낼 때 왜 지우개로 지우지 않고 막대기로 지워야 하는지까지를 아이들이 짝과 이야기하도록 했다. 구체물에서 식으로 넘어갈 때는 발표를 한 후, "00이와 ㅁㅁ이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이렇게 써야 한대요."하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모은다는 인상을 주셨다.

이 반에는 딸기라는 가상의 캐릭터가 있어서 안 좋은 행동은 모두 딸기가 한다고 했다. 짝 활동 중에 모르는 학생이 있었다면 선생님이 전체 공유를 하면서 "딸기는 모르겠대. 딸기에게 대신 말해줄래?"라고 다른 아이들의 생각을 이끌어냈다. 지도서에 나오는 전형적인 오류를 검토할 때도 딸기가 '7-89=19'라고 풀었다며 아이들이 검토해보게 하셨다.

 

배움의공동체 세미나를 몇 번 가보았지만 오늘 가장 활발한 질문이 제시되었던 것 같다. 신규들의 눈에도 이만큼 들어오는 수업이면 정말 굉장한 수업인 것이다. 보통은 보이는게 없어서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협력하는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모두의 공통적인 의문이고 관심사였다. 우리 모두 실습은 만들어진 교실에서 했지만, 현장에 나와서는 교실을 만들어가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가벼운 주제(예: 자기 집에 있는 장난감 소개)부터 짝 대화를 하도록 하고, 잘 대화를 한 어린이가 앞으로 나와서 보여주도록 했다고 하셨다. 그러고 다시 대화하고, 또 대화를 잘 하게 된 아이들이 앞으로 나와서 이야기하도록 해보고. 그리고 촬영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촬영하고 함께 보고, 함께 반성하면서 아이들을 수업 친구 삼았다고 말씀하셨다. 사토 마나부 교수의 <교사의 도전> 책에 나오는 교사의 대사들을 그대로 수업에 적용해보셨다고도 했다.

 

오늘의 수업은 교과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수업이라는 점도 인상 깊었다. 올해는 사실상 수학의 재구성을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수업을 보니 조금만 더 신경쓰면 수업 구성 자체는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실을 어떻게 공동체로 만들 것인가하는 문제는 별개로 하고.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수업을 먼저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길어도 좋았겠다 싶었다. 처음 배움의공동체 수업을 봤을 때 충격적이었다. 주변 선생님들, 특히 유치원 선생님들을 보니 그때 나와 비슷한 충격을 겪고 계신 것 같았다. 수업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유치원 사례가 아니어서 아쉽다는 반응이었으나 실제 수업을 보고 나니 생각이 많이 바뀌신 듯했다.

 

+ 신규교사를 환영하기 위해 특별히 교장 선생님들께서 접수를 받았대서 엄청 웃었다. 저기 물을 나눠주고 에코백을 나눠주시는 분들이 교장 선생님이시라며. 이런 환대에 신규교사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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