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교직논술 만점자는 아닙니다. 참고하실 분만 참고하세요.


일반적으로 교직논술을 늦게 시작하지만 나는 1월 초부터 시작했다. 앞선 글에서도 느낄 수 있듯 임용 공부하면서 '일반적으로'라는 걸 많이 거스른 편이다. 주변에서 교직논술에 그렇게 목맬 필요 없다면서 답답하게 쳐다봤는데, 결론적으로는 그때 시작하길 잘했다 생각한다.

일찍 논술 시작했다는 것이 결코 논술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남들보다 일찍 시작했고 덕분에 7월 정도에는 이미 거의 완성 단계에 있었다. 8월부터는 토요일마다 글 한 편 쓰는 것 정도만 했다. 여름에는 '아, 지금부터 논술 점수는 운'이라고 느꼈다. (실제로는 기대보다 점수가 낮았지만)

논술을 일찍 손댔을 때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미리 해치워서 각론 공부할 때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2. 교육학 단어들에 익숙해지면 교육과정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개념 외운다 x, 익숙해진다 o)

3. 1~2월에 공부가 잘 안 되는 데 그럴 때 논술이 효율이 좋다.

 

논술 스터디는 5명(나중에는 6명)이서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마다 만나서 3~4시간을 함께 공부했다.

논술 스터디 활동을 시기별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1~2월: 하삼교 라이브, 교육학 공부

1학기: 총론 공부&기출문제 풀고 서로 첨삭

7~8월: 학교에서 제공하는 졸업생 멘토링 4회

2학기: 토요일마다 교직논술~교육과정B까지 모의고사 풀세트 1회

 

먼저, 우리 스터디의 특징을 잠시 설명하자면, 모범답안을 필사할 때 답안 내용이 납득이 안 되면 별 말 없이 따라 쓸 사람이 1명, 고개를 갸웃하면서 손만 베껴쓰고 머릿속에 입력 하지 않을 사람이 2명, 책 이거 믿을 게 못 된다면서 자기 답을 굳건히 믿을 사람이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세 가지를 안 했다. 1번 하이패스, 2번 모범답안 필사, 3번 만능틀.

 

하나씩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하삼교 라이브]

12월 말이었는지, 1월 말에는 하삼교 저자인 김영익 선생님의 라이브를 보았다. 인스타그램에 라이브 공지가 올라오길래 스터디원들과 함께 보았다. 글을 어떻게 쓰면 되는지, 왜 그렇게 써야 하는지를 하나하나 꼼꼼히 설명해주셨다. 이 라이브 때 들은 내용이 우리가 초반에 틀을 잡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https://www.instagram.com/0curriculum/

https://blog.naver.com/kktsms95

 

영교육과정 : 네이버 블로그

당신의 모든 기록을 담는 공간

blog.naver.com

[교육학 공부]

!~2월에는 교육학을 공부했다. 이때 공부란,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개념이나 이론들과 익숙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초등은 중등과 다르게 교육학을 달달 외우는 문제는 거의 없다. 그래서 교육학 공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나는 모르는 상태에서 글을 쓸 만큼 대담하지도 못할 뿐더러, 아는 상태에서 비벼 쓰는 것과 아는 게 없는 상태에서 비벼 쓰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걸 추천한다. 외울 필요는 없고, 교육학과 친해지는 건 분명 도움이 된다.

 

교육학 공부에는 교수님 도움을 받았다. 학교에서 교직 논술 지도에 일가견이 있다는 교수님을 찾아가서 무엇을 공부하면 좋을지 여쭈어보았다. 교수님이 생각나는대로 불러주신 내용들이 아래 내용. 얘기하면서 쓴거라 중복되는 부분도 있다.

직소 모형을 적용해서, 이 내용들을 각자 하나씩 맡아서 조사한 다음, 토요일에 모여서 서로 조사한 내용을 소개했다. 스터디원의 말을 듣다가 활용하기 좋은 단어나 문구가 있으면 노트에 모아두었다. 이때 '조사'라는 건 절대 전문 교재를 뒤져보거나 한 것은 아니고, 수업 시간에 해둔 필기를 찾아보거나 유튜브에 검색해서 받아쓰기를 많이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걸 하나하나 찾는 건 다소 비효율적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중등 임용 치시는 분들의 블로그나 유튜브를 참고하거나 하루 3분 교육학 책을 구매해서 스터디하는 것이다. 중등 임용은 이론을 정확히 외워야 하기 때문에, 중등 선생님들 블로그를 보면 논술에 나올 법한 내용 위주로 핵심만 콕콕 잘 정리되어 있다. 하삼교의 경우, 저자가 현직 초등 선생님이기 때문에 좀 더 초등 교직논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유튜브 채널은 은주클립(https://www.youtube.com/@eunjus/videos), 상상시스터즈 교사자매유튜브(https://www.youtube.com/@user-ov1yr6pl7x/videos) 이 두 개이다. 상상시스터즈의 경우, 2차 심층면접에 유용한 내용들을 위주로 얘기해주시는데, 1차 논술과 주제가 많이 겹치므로 봐두면 좋다고 생각한다.

 

[교재 선택: 윤승현 교직논술 A to Z]

앞서 말했듯, 우리는 하이패스를 사지 않았다. 학교 도서관에서 지난해 하이패스 교재도 한 번 보고, 리뷰도 검색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하이패스를 사지 않은 이유는,

1. 풀이가 없다. 문제-모범답안-문제-모범답안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납득하지 않으면 공부하지 않는' 스터디원의 특성상 모범답안이 이해가 안 가면 우리가 교재를 무시하고 달릴 가능성이 크다.

2. 우리는 이미 교육학 공부를 따로 했다.

3. 연습 문제가 많은 건 좋은데 대체로 교육학 문제들이라 실전과 차이가 크다.

4. 모범답안들이 만능틀을 적용하고 있어서(최근~으로 시작하는), 문제와 답안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대신 우리가 선택한 것은 '윤승현 교직논술 A to Z'. 임용북닷컴에서 살 수 있다. 윤승현 논술 교재는 교육학은 3줄 교육학으로, 문제 편은 A to Z로 따로 나와 있어서 우리에게 좀 더 효율적으로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문제 뒤에는 모범답안 뿐만 아니라 글의 개요와 간단한 해설이 붙어 있었다. 내 답이 왜 답이 아닌지 완전히 납득시켜준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격이었다. 그리고 모범답안마다 서론과 결론이 달라서 여러 가지 서결론 형식을 접해보고, 자신의 성향에 맞는 형식을 갖춰나갈 수 있었다.

시험 전반에 대한 설명은 하이패스에 비해 부족한 편이지만, 우리는 서치할 만큼 한 상태였으므로 크게 상관이 없었다.

 

+ 위재권 논술

위재권 커리를 타면 논술 강의와 교재가 약간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글을 쓰는지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고, 자주 나오는 내용(총론이나 교육 심리, 학교폭력 등)을 정리해준다. 교재 자체가 100페이지 안쪽으로 매우 얇다.

개인적으로 운이 좋았던 것이, 1차 시험 당일 아침에 고사실에서 위재권 논술 교재를 보고 있었다. 책 넣으라고 할 시점에 로저스의 인간 중심 상담 내용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논술 문제가 상담 목표 세우기였다. 이번에 평소보다 쓸 가짓수가 많은데도 시간을 평소와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운이 따라서였다.

위쌤 커리를 듣는다면, 혹시 바빠서 따로 교육학 공부할 여유가 없다면 위재권 논술 뽀개기 얇은 책자에 있는 걸 훑고 2시간 짜리 강의만 듣고 들어가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문제 풀기]

우리는 필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글쓰기에 들어갔다.

시간은 50분으로 맞춰두고 연습했다. 나는 흘려써서 오해할 수 있는 글자들이 있는 편이라 45분 동안 쓰고, 5분간 글자를 훑는 방식으로 연습했다. 개요 짜는 것은 일단 7분으로 했다. 이 7분 안에 개요를 다 짜는 것이 아니라, 개요가 술술 써지지 않는 구간이 발생하면 답안지로 넘어가 서론부터 써두고 다시 개요를 고민했다.

답안지는 애니 캐넌(https://smartstore.naver.com/anniecannon/products/4661794039)에서 구매해서 썼다. 양식, 질감, 두께 모두 현장에서 쓴 것과 거의 비슷했다.

 

채점을 할 때는 앉은 자리에서 오른쪽으로 돌려서 했다. 하루에 여러 사람의 채점을 받지는 않았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비효율적이라 생각했다. 모범답안과 해설을 읽으면서 채점했다. 다만 채점을 하면서 계속 이야기는 했다. 이것도 답이라 할 수 있지 않나? 아닐 거 같은데? 저번에 교육학 정리한 거 볼까?

채점할 때 기준은 다음과 같다.

- 가짓수가 부족하지는 않은지, 논지와 논거를 모두 작성했는지

- 오해할 만한 글씨는 없는지

- 틀린 내용은 없는지(비벼쓰는 것은 좋지만 틀린 말이 있으면 안 된다.)

- 논지가 서로 비슷한 내용은 아닌지

- 문제를 잘 읽었는지

형식보다는 주로 내용을 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표현을 더 정제하면 어떻게 쓸 수 있을지, 교육학 용어 중에는 무엇과 관련되어 있는지 이야기했다. 마지막, '문제를 잘 읽었는지' 이 부분이 중요하다. 생활지도의 중요성을 물었는데 생활지도 방법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고 나면 필요에 따라 논술 스터디 밴드에 타이핑해서 올리거나 했다.

 

답안지를 쓸 때 또 하나 체크했던 것이, 필기구였다. 중성 또는 유성 볼펜이면서 OMR 용지에서 번지지 않는 것, 그렇다고 너무 빡빡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1년 동안 필기구 별 걸 다 써봤다. 펜텔 에너겔 일반촉/니들촉, 유니볼, 유니볼 원, 사라사, 사라사 드라이, 제트스트림, 자바펜... 개인적으로는 오른손잡이에게는 에너겔이나 유니볼 원을, 왼손잡이에게는 사라사 드라이를 추천한다. 자세한 리뷰는 다음 편에 쓰겠다.

 

[글 형식]

나는 만능틀을 쓰지 않았다. 만능틀을 쓰다가 만능틀을 쓰기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서결론에 매여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정도 형식은 있었다.

 

서론: (초등) 교사는~ 이다. (1~3문장) 따라서 이 글에서는 (1)번 키워드, (2)번 키워드, (3)번 키워드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 행복한 엄쌤(https://m.blog.naver.com/sendmethere/222070741966)을 참고했다. 교사가 되는 시험이니까 교사로 시작하려고 노력했다. 교사는 학교에서의 보호자로서, 학생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사는 매해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아이들과 만난다. 따라서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역량은 교사의 전문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본론:

  (1) 먼저, (1)번 키워드에 대해 알아보겠다. 첫째, ㄱ 측면에서 ~이다. 왜냐하면, ~이기 때문이다. 둘째, ㄴ 측면에서~. 제시문에 따르면~. 셋째, ㄷ 측면에서~. 논거

  (2) 다음으로, (2)번 키워드가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둘째. 셋째.

  (3) 마지막으로, (3)번 키워드를 논하겠다. 첫째, 둘째, 셋째.

- 큰 틀은 먼저/다음으로/(이어서/)마지막으로, 각 문단 안에서는 첫째/둘째/셋째를 넣어서 내용을 썼다. 하삼교 선생님의 표현에 따르면 깜빡이 표현을 넣어주었다. 

- 늘 측면을 명시한 것은 아니었지만 개요를 짤 때는 측면을 나누어 각 측면별로 한 가지씩 논거를 생각했다.

주로 다음과 같은 측면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인지적/행동적/정의적 측면(두 개로 나눈다면 인지적/정의적 측면)

학생 개인/학급 전체/학급 바깥과의 연결

학생/학부모/교사(교사 자신, 관리자, 동료교사와의 관계)의 측면에서

학급 내에서는/학교 안에서는/학교 밖(가정 또는 지역사회)에서는

수업 전/중/후, 사건 발생 전/중/후

 

생활 지도를 예를 들어 간단히 써보자면(정말 대충 써보자면),

- 첫째, 학생과 상담할 것이다. 상담을 통해 학생의 성격, 특성, 문제행동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계약을 하겠다. 둘째, 학급 회의를 열어 다른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급 회의에서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서 또래의 언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행동을 비추어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가정과 연계하여 지도한다. 가정은 1차 사회화 기관으로, 가정에서의 지도는 학생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학교에서의 지도와 가정에서의 지도가 일관성을 지닐 때, 생활 지도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안전 관리를 예를 들자면,

- 첫째, 평상시/수업 전/사건 발생 전 반드시 안전 점검과 안전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미리 견학/사용하여 위험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안전 수칙을 자세하게 안내한다. 둘째, 사건이 발생한 경우,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 조치를 취하고,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다른 학생들이 질서를 유지하도록 하여 2차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셋째, 학부모님께 연락하여 현재 상황을 알리고 향후 조치를 안내한다. 

 

측면을 나누면 떠올리기도 쉽고, 논지도 겹치지 않아서 쓰기가 편하다.

 

결론:

  지금까지/이 글에서는 (1)번 키워드, (2)번 키워드, (3)번 키워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핵심 키워드)는 교사 전문성에 중요하다. 이렇게 사는 것은 어렵겠지만, 모든 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한 사람의 교육 전문가로서 이렇게 저렇게 하는 교사가 되겠다.(희망찬 미래)

- 결론에서는 각 문단에 쓴 내용을 다시 보고 한 문장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서 내가 빠뜨린 건 없는지 확인했다. 서론과 마찬가지로 교사가~ 하는 내용으로 마무리했다. 울산 지역은 모토가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 교육'이어서 이 문구를 어지간하면 인용하려고 했다.

 

[합격자 멘토링 추천]

학교를 통해서든 아니든 반드시 멘토링을 한 번쯤 거치기를 추천한다.

아무리 좋은 스터디원을 만나도, 서로 함께 지내다보면 관점도, 생각도 비슷해진다. 매번 같은 피드백을 받는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면 합격자(중에서 잘 했을 것 같은 사람)의 첨삭을 한 번 받아보길 추천한다. 특히 이 시험은 현직에서 겪게 되는 상황과 관련이 깊으므로 현직 생활 하시는 분의 첨삭을 한 번 들으면 좋다.

우리 스터디도 8월에 합격자 멘토링을 한 번 듣고 훨씬 체계적으로 변했다.

 

[모범답안 필사, 만능틀에 대하여]

모범답안 필사나 만능틀은 필수 관문이 아니다.

모범답안 필사의 경우, 자기 특성을 잘 생각해야 한다. 개인 성향에 따라 필사를 하면 머리에 내용이 입력되는 사람이 있고, 글자만 쓰고 내용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 후자의 사람이 모범답안 필사해봤자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만능틀은 시간이 절약될 수는 있겠지만, 안 맞다면 처음부터 안 하는 게 나은 것 같다. 만능틀을 외우는 시간에 '교사가'로 시작해서 '교사는'으로 끝내는 연습을 더 많이 하는 쪽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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