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벌써 이런 걸 써도 되나 싶지만 1차 탓을 할 수 없는 점수이므로 일단 써보는 월별 공부 방법.

이라고 해도 별 건 없다. 진짜 별거 없어서 쓰기도 민망하다.

인강을 밀리지 말자, 교수님과 위재권 선생님 시키는 것만 잘 따라가자, +1 전략은 지켜보자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것은, 이 시험이 고통스럽게 공부한다고 되는 시험도, 여유를 가지며 공부한다고 떨어지는 시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남들처럼 힘들게 공부하지 않는다고 시험을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남긴다.

 

임용이라는 시험은, 내가 성공했으면 잘 한 공부법이고 아니면 별로였던 공부법이다.

어떤 후기든지 맹목적으로 믿을 필요도, 외면해야 할 이유도 없다.

 

나는 기본적으로 중고등학교를, 심지어 재수조차도 사교육 거의 없이 공교육과 자기주도학습으로 했기 때문에 자기 성향 파악이 잘 되어 있다.

나의 성향은 이렇다.

- 느리게 꾸준히 기복 없이. 벼락치기나 몰아치기처럼 불태우는 것도 안 되지만 조금만 하더라도 멈추지는 않음. 공부가 잘 되는 시기도, 슬럼프도 잘 없다.

- 계획은 큰 그림과 이번주 계획 두 가지로 세운다. 못 지켜도 스트레스 안 받는다. 사람이 그럴 수도 있다.

- 장 의존형. 스스로 그 성향을 잘 알아서 장을 만든다. 예를 들면 아침에 잘 일어나는 사람과 늦게까지 공부하는 사람을 다 섭외해서 생활스터디를 한다든지.

- 이해, 적용>>>>>>>>>>>>>>>>>>>>>>>>>>>>>>>>>>>>>>암기. 고등학교 때도 중간 기말 기간에 교과서 줄글 3번씩 정독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청킹은 영 아니다.

- 봐도 잘 모를 때는 문제를 많이 풀다보면 뭐라도 알게 된다. 한국지리가 안 외워지면 한국지리 500제를 풀면 깨닫는 바가 있다.

- 자기객관화 잘 된다.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지, 어느 지점이 문제인지 스스로 파악하고 해결책 찾는 것을 잘 한다.

 

참고로 청킹, 스제트, 내 손으로 단권화 자료 만들기, 뽀개기, 논술 필사는 하지 않았다.


월별 공부 방법

1~2월: 인강 적응기(월~금 ALT 2h) *나의 ALT는 인강 듣는 시간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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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인강을 한 달 이상 연속해서 들은 적이 없다. 그래서 인강과 친해질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인강 듣고, 복습하고, 다음 강의를 들으려 했다. 그러다 2월에 인강을 20개 밀리고 (위쌤 커리 기준으로 3주치) 이러다 끝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이 되는 밥이 되든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는 빠지는 날 없이 매일 꾸준히 인강을 듣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시기에는 짝스를 2개 했다. 내 주변에 위 커리 타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강사 수강생들과 했다. 

짝1과는 시간이 맞을 때마다 줌을 켜고 공부했다.(일주일에 3번쯤?) 아직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있던 시기였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거나 줌, 전화로 물었다. 서로 진도가 다르기 때문에 진도가 맞는 과목이 생기면 다음 겹치는 과목이 생길 때까지 그 과목을 반복했다. 작년에 채범 강사는 실과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동네는 기각을 함께 나가서 다음 겹치는 과목이 생기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한 달 동안 실과 기본이론을 반복한 덕에, 실과는 3주를 놔도 기억이 났다. 길게 보면 꽤 괜찮은 방법일 수 있다.

짝2와는 기상시간에 전화해서 역량을 물어봤다. 만나서 문답을 하거나 교재를 바꾸어보았다. 여기는 백구라 2과목을 동시에 나가는지라 겹치는 과목이 빨리빨리 생겼다.

 

'암기짱'을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어플이다. 문제와 답을 만들어서 넣어두면 잠금화면에 문제가 뜬다. 테스트 모드도 있다. 컴퓨터 엑셀로 작업할 수 있어 편리했고, 문제나 답을 사진으로도 낼 수 있어서 좋았다.(나중에 오답노트할 때 편리했다.) 꼭 답을 맞추지 않아도 잠금해제를 할 수 있어서 덜 갑갑했다.

스스로 세 가지 약속을 했다. 반드시 한 문제는 맞춘 후에(틀리면 그냥 다음 문제 풀기) 잠금 화면 풀기, 하루에 10문제는 꼭 테스트하기, 테스트하고 틀린 문제 오답하기.

이 패턴은 11월까지 가져갔다. 하루에 푸는 문제양만 10개에서 차츰 늘려갔다.

 

기본이론을 학자별로 정리했다. 기본이론을 정리하다보니 여기 피아제, 저기 피아제, 거기도 피아제였다. 한 학자가 온 과목에 발을 걸치고 있었다. 정신이 없어서 인명 사전 만들 듯이 정리를 했다.

내가 쓰는 플래너가 바인더 식이라 플래너에 인명 사전을 끼워 다녔다.

주 1회 논술 스터디를 시작했다. 굉장히 일찍한 셈이다. 공부도 잘 안 되는 때에 논술을 시작해두어서 여름방학 때가 편했다. 교육학 교수님을 찾아가서 교직 논술이 무엇을 공부해야하는 시험인지 여쭤보고, 알아두면 좋을 것들 리스트를 받아왔다. 각자 일주일에 한 주제씩 맡아서 조사해오고, 서로 알려주었다. 달달 외우려고 하지 않았다. 매주 교육학 용어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힐링 시간이었다.

우리가 공부했던 리스트를 올려는 둔다. 다만  중복되는 것도 있다.

 

3~4월: 학교 개강(월~금 ALT 2~3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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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루틴: 인강 1개 이상, 암기짱 20개, 기본이론 문제내기/풀기, 각론 문제내기/풀기

* 토요일: 논술 기출 문제 풀고 서로 첨삭, 총론 III 빈칸 풀고 서로 첨삭

 

1학기 개강과 함께 각론이 시작되었다. 개강하고서는 임용 공부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교수님들이 4학년 수업에서는 임용 내용을 많이 이야기하셔서 수업 시간에 딴 짓 안 하고 교수님 말씀 잘 듣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짝1과는 스터디 패턴을 그대로 이어나갔다.

짝2와는 밴드로 문제내는 스터디를 했다. 기본이론을 하루 3문제씩 내고, 상대가 풀면 그 밑에 답을 달았다. 엑셀 파일에 필터 기능을 달아서 냈던 문제를 과목별로 정리했다. 틈 날 때 엑셀 파일을 열어서 눈으로 훑었다. 이렇게 해두면 문제도 정리가 되고, 답만 숨길 수 있도록 만들어서 스제트처럼 쓸 수 있다.

 

각론 밴드 스터디도 시작했다. 기본이론과 마찬가지로 하루에 3문제씩 출제했다. 4명이서 했으니 하루 12문제가 만들어졌다. 기본이론과 마찬가지로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했다. 4명 중 나만 안백구여서 고민이 많았는데, 나 혼자 다른 과목을 내어 두고 다른 사람들이 그 파트를 배우면 그때 푸는 것으로 했다.

이 스터디가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문제를 내면서 내용을 보고, 다른 사람들 문제를 풀면서 다시 체크했다. 서로 강사가 다르니 사이클이 달라져 텀을 두고 복습하는 효과도 생겼다. 서로 강조점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같은 강사를 듣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인강을 어디까지 들었는지 파악도 저절로 되었다.

 

각론 공부법은 네이버 블로그 '카멜쌤'을 많이 참고 했다.

단권화 자료도 공개해주시고, 과목별로 공부법도 자세히 올려주신 나의 은인이다.

그분의 각론 공부법을 보고 계획을 세웠다. 목표는 전과목 각론 3회독.

1회독
: 인강 복습
 
각론 책은 1회독 때 사진을 찍어둔 것이 없어서 기본이론 책으로 대신한다.
강의를 들을 때 필기는 노란색으로 했다. 줄친 곳 위주로 공부했다.
2회독
: 형광펜


형광펜 공부법을 참고해서 3종 형광펜으로 칠했다.
위쌤은 검정 교과서인 경우 국정을 비롯해서 출판사 별로 다 실어두었다. 그래서 중복되는 내용도 많다. 2회독하면서 중복되는 부분에는 형광펜을 칠하지 않는 방법으로 나름의 내용 정리를 했다. 예를 들면 이렇게.


형광펜을 칠하지 않는 부분은 다시 보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칠했다.
과목마다 내용 정리 방법이 달랐다. 수학, 사회, 과학의 경우는 같은 내용을 두 번 공부하지 않는 정도로만 내용을 줄인 반면 실과는 2개 이상의 교과서에 등장하는 내용만 형광펜 칠을 했다.
3회독
: 암기짱
대략 2주 정도의 텀을 두고 3회독을 했다. 세 번째 볼 때는 암기짱에 질문을 만들어 입력했다.
매일 암기짱을 과목 랜덤으로 30개씩 풀었다. 틀린 것은 아차! 노트에 썼다.
'학습자 관리와 안전 고려'를 틀렸다면 체육 교학방유의 타이틀들을 아차 노트에 쭉 한 번씩 썼다.

논술스터디는 3월로 교육학을 마무리하고 일주일에 한 편씩 기출문제를 쓰기 시작했다. 모범답안 필사는 하지 않았다. 우리 스터디는 개성파들의 모임이라 자신만의 답안과 틀, 습관을 만들어가는 쪽을 선택했다. '윤승현 초등교직논술 A to Z'의 해설과 행복한 엄쌤의 풀이를 놓고 보면서 서로의 답안지를 첨삭했다.

총론 빈칸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9월까지 토요일마다 총론이나 창체 빈칸을 했다. 통암기에 능한 사람이 없는 모임이었기 때문에 주로 채점하면서 공부를 했다. 빈칸 결과가 처참해서 하루에 한 번씩 서로 미안하다를 외쳤다. 돌이켜보면, 이 시험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염치와 뻔뻔함이다. 부끄럽거나 미안해서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해보고 사과하는 것이 낫다.

빈칸은 2~3주마다 돌아가면서 만들었다. 빈칸을 만들 때 글씨체는 교육청의 기운을 받고자 '강원교육튼튼'을 썼다.

5명이서 시간이 맞으면 모여서 공부를 했다. 무언가를 같이 하지는 않았고, 그냥 매일 톡방에 내일 9시 볼 사람을 모집했다. 같이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다. 도덕의 '공언하기'를 적용해서 매일 시작할 때 그날 하고 갈 것을 공언했다. 달성하면 집에 갔다.

 

5월: 실습, 9 to 6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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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루틴(실습 기간 제외): 인강 1개 이상, 각론 문제내기/풀기

* 토요일: 논술 1회, 총론 II, III 빈칸

 

실습 기간 2주 중에는 과감히 공부를 하지 않았다. 매일 아이들 이름 부르기, 모든 아이들 사진 찍어주기를 했다. 합법적으로 임용 공부 안 할 수 있어서 그런지 행복했다. 실습이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내가 수업하는 내용, 참관 가는 내용은 확실히 공부했다. 한 달 각론 공부를 해보니 내가 실습했던 부분과 실메가 실습했던 부분, 담임 시범 수업 내용은 내 자신이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실습 기간 내내 시간 날 때마다 지도서를 보면서 수업을 하거나 보는 내용들을 눈에 답았다.

인강은 과감히 미뤘다. 모든 스터디를 쉬었다.

 

실습 이후에는 논술 스터디와 9 to 6를 시작했다. 아침 9시에 만나서 6시까지 하고 그 이후는 자율에 맡겼다. 하지만 말이 9 to 6지, 중간에 수업 다녀오고 점심 먹으면 실제학습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하루 5시간 정도? 내가 딴짓을 그렇게 많이 하는지 이때 알게 되었다.

 

실습 이후에 몸살로 고생을 해서 짝1은 한 달간 멈추었고 짝2는 정리하게 되었다.

 

6~7월: 본격적인 생활스터디 시작, 각론 마무리, 매일 빈칸 채우기 시작, 첫 모의고사(월~금 ALT 6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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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루틴: 인강 1개 이상, 각론 문제내기/풀기, 암기짱 30개, 매일 한 과목 교육과정 빈칸, 교육과정 미니북 한 쪽 보기

* 토요일: 논술 1회, 총론 전체 빈칸, 맛집 탐험

 

논술 스터디 친구들과 매일 '내일 9시에 볼래?' 묻던 것이 '매일 9시'로 바뀌었다. 모임통장 만들어서 지각비도 걷기 시작했다. 9시부터 6시까지는 필수, 6시 이후는 추가근무로 정했다.

스터디 3대 원칙도 정했다.

각론 공부는 아까 말했던 3회독을 그대로 이어갔다.

그 이상의 복습은 짝스1, 암기짱, 밴드 문제내기 스터디를 통해서 했다.

 

교육과정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싶어서 매일 1과목씩 교육과정 빈칸을 풀었다.

5명이서 각자 요일을 하나씩 맡아서 빈칸을 뚫어서 가져왔다.

1주차: (월)수학 (화)통합 (수)체육 (목)도덕 (금)체육

2주차: (월)미술 (화)국어 (수)음악 (목)영어 (금)실과

 

6월 말에 초임닷 현장 모의고사를 쳤다. 교논 39점이라는 화려한 점수를 받았다.

진도가 백구 수강생에게 맞춰져 있다보니 타 수강생은 현저히 불리한 모의고사였다. 암기 아웃풋 문제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도 했다. 현장 분위기 말고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던 모의고사.

 

논술 스터디는 7월에 학교 선배의 멘토링을 받았다. 학교에 스터디를 신청하면 졸업생 선배와 1대1 매칭을 시켜준다. 4주간 일주일에 한 번씩 줌으로 첨삭을 받고 해설을 들었다. 우리는 일찍 논술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 멘토링을 기점으로 더 발전하는 것에는 욕심내지 않고, 현상 유지 모드로 돌입했다.

 

위쌤 커리는 이 시기쯤 각론이 마무리된다. 이후는 단권화 모드 돌입이다.

 

8월: 기출문제 방탈출, 단권화, 배재민 서브로 외유 갔다가 복귀, 스터디 하나 빼고 마무리(월~금 ALT 6~7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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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9 to 6 생활 스터디, 단권화, 교육과정 미니북 1페이지 읽기, 한 과목 교육과정 빈칸, 암기짱 30개 및 아차노트

* 토요일: 위재권 단권화 강의, 논술 모의고사 1회, 맛집 탐방

 

사실상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다고 할 수 있다.

 

8월을 기점으로 논술 스터디(라 쓰고 9 to 6의 생활 스터디)를 제외한 스터디는 마무리지었다.

채범 수강생과 하는 각론 스터디는 폭풍 같이 몰아쳤다. 7월부터 겹치는 과목이 쏟아져서 사흘만에 사회 각론을 한 바퀴 돌고, 닷새만에 과학을 끝냈다. 개인적으로는 이만하면 둘이서 할 수 있는 만큼 했다 싶어서 헤어졌다.

문제 내기 스터디도 마무리했다. 한 명이 몸이 좋지 않아 많이 밀렸는데 그때부터 운영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백구 각론 끝나고 1주일 후까지만 하고 마무리 지었다.

 

단권화를 했다. 책을 사서 내용을 붙여 넣는 방식으로 했다.

위쌤 단권화책을 살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 시기에는 내가 위쌤 자료만 봐도 될까 걱정이 되어서 배재민 서브를 샀다. 2주일만에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이 너무 없었다. 아깝지만 위쌤 단권화 책을 다시 사서 새로 단권화를 시작했다. 강의를 듣고, 각론 본 교재와 비교하면서, 스터디하면서 단권화 책에 필기를 조금씩 추가하는 방식으로 했다.

이 이후에는 기본이론 단권화 교재, 각론 단권화 교재 2권을 들고 다녔다.

 

논술 스터디와 기출 문제 방탈출을 했다. 한 학번 선배(특징: 8월까지 인강 70개 밀렸으나 합격)의 조언으로 시작했다.

하루 한 과목씩 10개년 기출을 푼다. → 옆 사람이 매긴다. → 오답노트를 한다. → 마친 사람은 세미나실을 탈출한다.

이렇게 한 이유는, 이대로 가다가는 기출을 다 못 풀고 시험을 칠 것 같아서였다. 결과적으로는 생활 스터디를 하는 모든 사람에게 권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9월부터 회독을 하면서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무엇을 빼도 될지 결정할 수 있는 안목을 만들어주었다. 흐름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 때 6명이서 4종류의 기출문제집을 가지고 있는게 빛을 발했다. 왜 이게 답인지, 어디까지가 답인지 서로 토론해보면서 답을 쓰는 방법, 각자 공부 방법의 문제점, 허용 답안의 범위에 대해 감을 잡았다.

더 일찍 기출 문제 풀이나 분석을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8월까지 뭔가 해낸 게 없다고 생각한다면 방탈출을 한 번 해보기 바란다.

 

위쌤 커리상으로는 이 시기에 단권화 외에도 중등 기출 중 나올 법한 문제를 푸는데, 아직 그걸 할 단계가 아니라 생각해 단권화만 했다. 9월에 가서 후회했던 부분이다. 그냥 시키는 거 착실히 따라갈 걸.

 

8월 중순에 스터디원이 서울 본가 갔다 오는  주간을 자율 공부 기간으로 잡았다.

밥 약속, 술 약속도 8월 말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이 이후에는 스터디원들과 외식만 했다.

 

9월: 개강. 교대 4년치 필기와 함께 하는 단권화, 뽀개기 3일만에 포기, 청문회(ALT 7h, 일요일은 5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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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교육과정 한 쪽 정독, 교육과정 빈칸 한 과목, 암기짱 30개, 단권화, 교수님 말씀 복기, 청문회 스터디

* 토요일: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서 논술+교육과정 모의고사, 점심은 맛집 탐방

 

9월 초가 다소 고비였다. 백구 수강생들의 경우, 각론이 끝나면 더 올라오지 않으니까 더 이상 인강 들을 일이 없다. 그래서 나도 덩달아 단권화까지만 듣고 더 안 들었다. 그렇게 일주일쯤 책을 반복해서 읽기만 했다. 스스로 나태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는 건 없지만 인강을 다 들었으니 뭔가를 다 한 듯한 기분. 다 알지 못하면서 봤던 거라고 설렁설렁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

9월 중순에 새롭게 목표를 잡았다. 시험 치기 전까지 위쌤 강의 다 듣고 들어가기, 사놓은 문제집들 다 풀고 들어가기.

힘들어서 멍 때리는 시간에 안 들었던 기출 풀이 강의를 들었다. 사놓고 손대지 않은 위쌤 기출 문제 변형과 중등 기출을 매일, 조금이라도 매일 풀었다.

공부가 안 되서 시간을 그냥 버리는 것보다 강의라도 들으면서 귀에 집어 넣는 게 낫다.

 

한 달에 한 번 나들이(각론 공부라 말하고 공연이나 전시 관람이라 씀) 다니던 것도 9월 첫주 국악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9월 초에는 왜 보러 갔냐면 학교 근방 공연장에서 대취타 한대서 각론 공부하러 갔다.

 

암기짱을 매일 했다. 30개를 풀면 15개쯤 맞췄다. 아차 노트라는 것을 썼다. 암기짱에서 못 푼 것을 간단히 기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elicitation을 틀렸다면 아차노트에 영어 피드백 유형 이름들을 한 번씩 썼다. 이 아차노트는 플래너 속지에 썼다. 플래너만 들고 다니면서 막간을 이용해 보곤 했다.

 

단권화도 계속 했다. 교수님 말씀, 다른 자료들을 덧붙이면서 다시 했다.

9월에 학교 강의를 들으면서 깨달은 바가 있다. 아, 문제를 내는 사람은 교수님들이다. 사실 위재권 선생님이 계속 강조하던 사안이긴 하다. 아무튼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면, 사회 수업 때 교수님이 속 터져 하면서 일반화된 지식을 보여주셨다. 사회는 많은 학문이 섞여 있어서 낼 게 많아 구석에 있는 것 안 나온다고, 작년에 학생들이 사회가 너무 지엽적으로 나온다고 불만이었는데 보라고, 일반화된 지식에 나와 있고 이거 다 기본적인 내용이라고. 다시 보니 그랬다. 내가 사학과 지리학과 다녔는데 왜 이걸 까먹고 있었지? 공간 관계니 속성 정보니 기록으로서의 역사, 해석으로서의 역사 다 입문 시간에 지겹도록 들었던 얘기인데 왜 무시했지?

스터디원들과 교대 4년치 필기를 꺼냈다. 단권화 책에 덧붙였다. 수업 시간에는 수업을 들었다. 수업 끝나면 스터디원들과 교수님 말씀 dictogloss했다. 사회 교수님이 일반화된 지식에 '절대적, 상대적 위치' 아주 기본적인 개념이라고 그게 이번에 정답이었다. 사회 모형 단계 안 외워도 된다, 가설 설정만 알아둬라며 주제별로 가설 설정만 30번 시켜서 사회 문제 우리 스터디원들 가설 설정 아주 수월하게 풀었다. 체육 교수님이 매주 각론 종목 하나씩 가르치면서 과제 내 변형을 매번 보여주셨는데 그게 그대로 나왔다. 영어 onset, rhyme도 마찬가지.

결과적으로 내가 남들보다 공부를 안 하고도 결과가 괜찮은 것은 이게 컸다. 우리가 9월에 가장 잘 했다고 회상하는 일. 

 

교육과정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였다. 빈칸 채우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져서 필요한 부분만 하기로 했다. 2주 텀으로 만들어서 각자 한 요일씩 맡아 문제를 뽑아왔다. 감을 잃지 않는 것에 초점을 뒀다.

 

뽀개기를 시작했다가 3일만에 접었다. 내가 뽀개기를 포기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여러 번 반복하니 안다고 생각해서 대충 보게 됨.

- 모의고사를 일주일에 2~3개씩 풀어보니 이게 많이 알아서 될 게 아니고 정확히 써야 함.

- 모의고사 칠 때마다 문제를 잘못 읽어서, 대충 읽어서, 답에 키워드가 없어서 틀린 문제들이 15~20점임.

빠르게 많이 본다고 해결될 문제들이 아니었다. 제때 계획을 끝내지 못해 내 자신을 괴롭게만 했다. 그래서 과감히 접었다. 이것도 몹시 잘한 일.

만약 아는 게 적어서 뽀개기를 한다면 추천. 하지만 모의고사 점수가 안 나와서 뽀개기를 한다면 다시 생각해보길 추천.

 

매일 21시 청문회를 했다. 이게 뭐냐면, 돌아가면서 문제를 내는 것이다. A라는 사람이 있으면 나머지 5명이 2문제씩 돌아가면서 묻는 것이다. 과목과 범위는 랜덤. A가 끝나면 B, C... 순서로 진행한다.

이게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다른 사람이 낸 문제를 풀면서 혹은 답하는 것을 들으면서 놓친 부분, 지엽적인 부분을 잡았다. 내가 대답을 애매하게 하면 스터디원들이 '이 키워드가 들어가야 할 것 같아'라고 말해주어서 잘 답변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10월: 산책 스터디, 생활 리듬 맞추기, 1일 1모의고사(ALT 8h, 일요일은 5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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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아침 산책 스터디, 시험 일정상 쉬는 시간에만 화장실 가기, 1일 1~1.5 모의고사, 암기짱, 청문회, 빈칸

* 토요일: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서 논술+교육과정 모의고사, 점심은 맛집 탐방

 

이 시기에는 매일 모의고사를 풀었다. 오전에는 문제를 풀고 아차노트 쓰고, 오후에는 단권화 교재를 다시 읽었다. 농담 안 하고 10월 한 달 자체 모의고사까지 모의고사 21개 풀었다. 남들 하는 뽀개기 대신 문제 뽀개기를 한 셈이다.

왜 이렇게 했냐면 문제를 대충 읽는 나쁜 버릇이 고쳐지지 않았고, 내가 문제에서 본 내용은 매우 잘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것도 결과적으로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 시험날까지 실수는 1번만 하기로 목표를 잡고 그렇게 될 때까지 연습했고, 그덕에 실제로 시험장에서 제대로 안 읽은 문제는 없었다.

9월까지 교육과정만 40점 안팍이었는데 10월 말에는 50점대 중반으로 올라왔다.

 

10월부터는 신체 시계를 시험에 맞추었다.

아침에는 내가 숙소에서 나서야 하는 시간에 집에서 나와 숙소~고사장까지 거리 만큼을 걸었다. 걸으면서 약간의 문답을 했다. 8시 반이면 자리에 착석했다.

화장실도 시험 시간표 상 쉬는 시간에만 갔다. 임용은 중간에 화장실을 가면 그 시간 시험은 더 이어갈 수 없다. 그래서 공부를 시험 시간표에 맞춰 하지 않더라도 화장실도 쉬는 시간에만 갔다.

화난 오골계가 되어 교육과정 B를 푸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심밥도 1시 40분에 먹었다.

 

나머지는 루틴을 계속 가져갔다.

밥 먹으러 가는 시간도 아까워서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서 다녔다. 세미나실에서 먹고 공부했다.

매주 한 번씩 외식(차를 타고 나가야만 외식으로 인정)하는 것은 지속했다.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한 주 걸러보니 심신이 너무 힘들었다.

 

오프를 일주일에 하루에서 일주일에 반나절로 바꿨다. 일요일은 출근을 3시간 늦추거나 퇴근을 3시간 빨리 하거나 각자 정하게 했다.

시험 2주 앞두고는 체력 관리를 위해 공부 마치는 시간을 22시에서 21시로 당겼다.

 

11월: 1일 1모의고사, 최종 족집게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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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아침 산책 스터디, 시험 일정상 쉬는 시간에만 화장실 가기, 1일 1모의고사, 암기짱, 청문회, 빈칸

 

시험 치는 주 화요일까지 10월에 하던 것을 그래도 유지했다.

10월에 모의고사 21개 치고 또 모의고사 칠게 남았냐고 한다면, 위재권 커리는 10월 마지막 주~11월 첫주까지 파이널 모의고사가 올라옵니다. 그것도 있고, 남들이 좋다고 하면 다 사둬서 쌓아둔 게 많았다. 눈에 들어오는 게 없어서 계속 풀었다.

결국 사뒀던 것은 다 풀고 들어 갔다.

 

위쌤 커리에는 최태성 전야제 같은 최종 족집게 강의가 시험 일주일 전에 올라온다. 단권화만 3번째 같은 느낌이다. 1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이어지는 위쌤 커리의 마지막 강의다. 나는 이 강의까지 매일 인강을 하나씩 들었다. 남들이 보면 답답해할 수도 있는데, 이게 나의 항상심 유지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위재권 강의는 안 맞다던 동기도, 끝까지 강의가 올라온다는 점만큼은 부러워했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 시험 이틀 전에 넘어갔다. 챙겨간 책은 체육 교수님이 시험 전주에 각론 전 종목 훑어주신 것 필기한 종이, 위재권 각론 단권화 교재, 위재권 모의고사 답지, 중등 기출 답지, 공부가 영 안 되면 손을 놀릴 통합 내체표 빈칸.

같은 지역을 치는 스터디원 세 명이서 함께 지냈다. 시험 전날마저도 루틴대로 했다. 8시에 숙소에서 나와 8시 반에 카페에 앉았다. 1시 40분에 점심을 먹고 스터디 카페로 이동해서 각자 공부했다. "자, 모두 기억해! A는 어쩌구저쩌구야~" 하면서.

와, 하루에 전 과목을 본다는게 가능할 줄 몰랐는데 다 보고 들어갔다. 특별한 날이 아닌 것처럼 동기들과 산책하고, 맛있는 것 먹고, 교수님 나에게 기운을 달라며 학교 서버에 올라온 학교 수업 들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마지막날 이렇게 본 자료들에서 나온 것들이 많았다.

쓰다 보니 번외로 한 편 더 써야 할 것 같다. 스트레스 관리나 내가 잘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것들 같은 내용으로.

나 최종 발표도 안 났는데 이렇게 글 막 써도 되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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