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과 지내다보면 어린이들 스스로 이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은 알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갈등을 빚는 경우가 꽤 잦다. 1학년만 십수년을 맡으신, 지난해 나의 1학년 생활의 가이드라인이 되어주신 '초등샘z' 선생님께서 신작을 내셨다. 안 그래도 z선생님의 신작이라면 사려고 했는데, 출판서에서 서평단으로 선정해주셨다.
제목은 <다투지 않고 좋은 친구 만드는 다정한 대화법>. 부제는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한 초1 말하기 연습.
초1 말하기 연습이라고 써져 있지만 학년 상관 없이, 어린이뿐만 아니라 교사와 보호자도 읽기 좋은 책이다.

 

제목 그대로 친구들과 잘 지내는 방법이 적혀 있다. 상황별로 친구들과 잘 지내는 방법, 친구와 틀어지기 좋은 말들이 만화와 글로 나와 있다.

작년에 1학년 어린이들과 <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이라는 책을 함께 읽었다. 작년에 했던 그림책 수업 중에 가장 진지하고 밀도 높은 시간이었다. 다만 그 책에는 친구를 만드는 방법은 없어서 그 부분은 아이들과 만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친구를 만드는 방법을 다룬 책이 나왔다.

사실 어린이들도 친구를 잃어버리는 방법은 안다. 본능적으로 회피해서 그렇지. 다만 친구를 만드는 방법은 잘 모른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참 많다. 그런데 이렇게 친구를 만드는 방법이 나왔으니, 어린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 생겼다.

 

책은 그리 크지 않다. 판본 자체도 작은 편이고,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부담가지지 않게 두께도 얇다.

안에 내용도 꼭지별로 4페이지 정도로 짧다. 저학년 어린이들이 보기에 글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꼭지별로 양이 적어서 끊어 읽기 좋다.

각 꼭지별로 다정한 대화법이 소개되고, 이런 말을 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나오고, 어린이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 나온다.

그런데 그 상황과 질문들이 하나 같이 현실적이다.

 

'선생님께 도와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안 도와주셨어요. 속상해요.'

'근데 00이가 너보다 더 잘해.'

'이거 왜 해요?'

세상에 이렇게 익숙한 말들이! 교실에서 많이 들었던 말이 적혀 있었다. 우리반 어린이들과 함께 읽으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할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책 속 상황에서 내 경험도 떠올려 보고, 다른 친구들의 경험과 생각을 들어보기도 하고, 같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다른 다정한 말도 생각해보고. 

 

아침활동으로 독서활동을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선생님과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15분 남짓되는 짧은 시간에 이 책을 함께 읽으면 딱 좋겠다.

우리반 어린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그렇게 학기가 끝났을 때, 다시 한 번 후기를 남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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