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230910~230911 서류준비

블루마레 2023. 9. 12. 14:59

9월 10일

아침에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속이 매쓱거리고 배가 너무 아팠다. 구토와 설사함.

진술서를 구구절절히 썼다. 뭘 써야 할지 몰라서 구구절절히 썼음. 내일 수정을 해야 하는 상태이기는 하다.

다시 들었을 때는 생각보다는 고성이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계속 귀에 "선생님!!"하고 소리치는 게 환청처럼 울렸다.

공무상 요양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험자의 조언을 들었다.

필수 서류는 두 가지 - 진단서는 이미 뗐고, 의료기록은 내일 뗄 것.

여기에 추가해서 10년간의 진료기록을 제출할 예정이다. 내가 이 일 전에는 이런 문제가 전혀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녹취록 따기가 너무 싫어서 지금껏 했던 전화통화들을 목록으로 정리했다. 학부모나 업무 관련 전화들. 학사일정 100일 동안 하루 0.9통을 전화했다. 이러니까 탈이 나지.

 

9월 11일

오늘은 눈뜨자마자 신물은 올라왔으나 토하진 않았다.

엄마가 일하다 중간에도 전화를 한다. 저녁에는 엄마가 걱정하기 전에 내가 먼저 전화했다.

학급의 담임이 교체될 것 같다. 아이들의 얼굴과 목소리, 행동이 눈에 밟힌다. 보고 싶다. 하지만 이왕이면 얼굴을 모르는 기간제 선생님이 맡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많이 미안하다.

오전에 나가서 서류 다 떼고 오려고 했는데 신분증을 안 들고 나갔다. 하. 왕복 3시간이 넘는데 바보같이. 공무상 요양보다는 병가가 더 급한 일이라 그것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노조 사무실에 가서 진단서 스캔을 뜨고 나이스에 등록했다. 진술서도 뽑아서 서명하고 스캔 떠서 제출했다.

제출을 업무메일로 했어야 했는데 카톡으로 했다. 예민한 사안인 만큼 공적인 루트로 해야 됐는데 후회가 남는다.

사무실에서 동기 학교가 가까워서 같이 밥 먹었다. 기분이 좀 발랄해졌다.

돌아오는 버스에 사람이 나 밖에 없었다. 괜시리 눈물도 나고 마음도 복잡했다. 의식하지 않으면 숨을 내쉬고만 있고 들이쉬지 않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도 숨이 가쁜 것은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