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기록 #230302
블루마레
2023. 3. 2. 20:15
아주, 아주 체력이 바닥났다. 어제 밤 긴장해서 잠을 자지 못했고, 아침 먹은 건 체했다.
아침에 바짝 얼어 있었다. 교감선생님이 "준비는 다 되었습니까?" - 아니요. 선생님. "뭐가, 뭐가 아직 안 되었습니까?" - 선생님, 제 마음이요. 제가 준비가 안 됐어요.
입학식을 제외하면 아이들과 보낸 시간은 1시간 남짓. 아직 다들 수줍고 부끄러워서 아주 조용했다.
생각보다 더 많이 얼어 있어서 내일부터 어떻게 꾸려 나가야 할지가 걱정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업무가 정말 많다. 많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다.
오늘만 외부에 연락해서 서류를 받거나 협조를 해야 하는 일이 2건 있었고, 내일 중으로 결재 상신이 3건 정도 올라가야 한다. 으아악. 동기들 중에 나보다 결재 상신 잘 올리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업무하다가 복무 시간 중에 수업 준비는 손도 못 댔다. 교과서 펼쳐보지도 못했다.
오후 8시나 되어서야 겨우 알림장을 올렸다.
이제 내일 수업 준비해야 한다.
아이들 다 보내고 퇴근하면서 깨달았다. 아, 나 가정통신문 한 통도 안 보냈네?
예이, 저는 1학년 입학식에 가정통신문을 한 통도 안 보낸 교사가 되었습니다.